희망의 무게 [무늬] ⇒ 2009년 이후


  어린 시절 나는 하고 싶은 게 많은 아이였다. 그중에는 현실에서 할 수 있는 것도 있었고 판타지에 가까운, 아니 판타지도 있었다. 내가 마법사가 된다면 어떨까 하는.

  하지만 정작 내가 항상 하고 싶었던 건, 살고 싶었던 삶은 아주 평범한 삶이었다.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사는 일. 하지만 나는 사랑은 했지만, 결혼은 하지 못했고 아이도 없다. 나는 아직도 꿈꾼다, 아주 가끔 평범함을. 지금 난 평범함은 아주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행운이 따라줘야 하는 일이라는 걸 아는 나이가 된 것 같다.

  나는 다시 어린아이가 될 수 없다. 스무 살로 돌아갈 수도 없다. 희망은 있지만 그건 사람에 대한 것이고 아주 연약한 믿음이다. 그 믿음 덕분에 오늘도 숨을 쉰다. 그런데 점점 숨을 쉬기 힘들다.

  내일 아침엔 쿠알라룸프르에서 다낭으로 간다. 한국이나 말레이시아나 혹은 베트남이나 태국도 도시는 거의 비슷하다. 언어가 다를 뿐 모두 우연이 만들어주는 행동이 있을 뿐이다. 나도 희망이 있으면 좋겠다. 지금 나는 때때로 너무 무거운 중력에 납작해졌다가 때로는 평범한 기분을 느끼고 있기도 하다.

  내가 떠나온 한국 소식을 유튜브나 뉴스를 통해 접하곤 한다. 나는 마치 외부인처럼 때론 당사자처럼 분노하고 감동한다.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얼까. 계속 생각한다. 아직 나는 모르겠다. 예전엔 분명히 보였던 것들이 이젠 흐릿하다.


덧글

  • hj 2018/10/30 18:04 # 삭제 답글

    쿠알라룸프르에서 다낭으로 가는군요.

    거개 사람 사는 곳이 거기서 거기일 것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잠자고 밥먹고 화장실 가는 인간 생활 패턴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도 하지만
    또 그 환경에서 독특한 문화가 생기기도 해서 사소하지만 특별한 뭔가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여
    한번 다른 나라를 가보고 싶기도 합니다. 가령 맛있는 맥주라던지 한국에서는 발견하기 힘든 여인의 굴곡진 몸매라던지.
    나는 언제나 가볼까 꿈꾸고만 있죠.

    우선은, 이제 불혹을 넘겼으니 건강이 제일이겠죠.^^
    이국에서 이국적인 분위기에 "휩싸여" 보세요~

  • SHiiN 2018/11/03 00:16 #

    다낭에서 13일 한국으로 가는 티켓을 끊었다오. 원래는 쿠알라룸프르에서 다낭에서 치앙마이 가는 티켓을 끊었는데 환불이 안 되더군요. 이상하게 오늘 저녁은 어지럽군요. 파도 소리 때문인지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어요. 흔들거리는 몸이 느껴져요.
  • HJ 2018/11/07 09:42 # 삭제 답글

    무사 귀국을 축하하여 파티 한번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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