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주의 그리고 함께 2 [무늬] 일상의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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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주의(relativism) 그리고 함께 2


  다시 한 번 더 얘기하자면 상대주의를 말하고 있는 난 지금 하노이(Hà Nội)에 있어. 오늘은 두 번째 비엣남어 수업이 있었어. 그리고 난 첫번째 지각을 했어. 걸어가면 늦을 것 같아 택시를 탔어. 난 딱히 바쁜 건 아니었지만 빨래도 하고… 그래, 솔직히 얘기하자면 SNS 보다가 늦었어. 페이스북과 까똑, 그리고 인스타그램 전에는 거의 하지도 않았던 것들 때문에 시간이 줄어든 느낌이야. 하지만 덕분에 사람들과 관계를 계속 이어갈 수 있고 새로운 관계도 맺을 수 있으니 다행이야. 어쨌거나, 택시를 탔는데도 5분 정도 늦었어. 이미 치 선생님의 비기너를 위한 비엣남어 수업은 시작됐고 교재에서 두 줄을 더 나간 상태였어. 휴, 괜히 택시를 탔나 싶었는데 그래도 더 늦기 전에 수업을 들을 수 있어 다행이야.
  지앙과 하시스는 이미 자리를 지키고 있었어. 치 선생님 바로 앞에는 하시스가 어제처럼 있었고 둘째 줄에 있던 지앙은 앞줄로 옮겼더라.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 뭔가 나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느낌, 그 느낌이 강박이 아니라 좋은 떨림으로 다가왔어. 우린 엄청나게 진도를 나가고 있었어. 가장 큰 문제는 발음이야. 내가 셋 중에서 가장 큰 문제지. 에고, 난 예습을 할 걸 책만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니며 공부를 하지 않았어. 내일부터라도, 아니 이미 30일이 됐으니 오늘인가. 오늘부터라도 열심히 공부해야지.

<171204. VSL. in Hà Nội>

  비엣남어는 6성이 있어. 성조 하나만 달라져도 뜻이 달라지기 때문에 조심해야지. 우리말에 있는 장단-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고 우리는 말만 해도 여러가지 뜻이 있는 것처럼-은 당연히 있어. 장단은 기본이야, 6성에 포함되어 있지 따로 떼어 얘기하지도 않아. 잠깐 얘길 돌아서 하자면 저녁을 근처 롯데리아에서 스파이시 버거로 때우고 오늘 밤 호텔로 돌아오기 전에 잠깐 라운지 바에 갔는데 내가 비엣남어가 어렵다고 하니까 한국말도 어렵다고 했던 셀리나-셀린 디온을 좋아해서 셀리나라고 그랬을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한국말 역시 어렵다는 그녀의 말이 떠올라. 하긴 그럴 수도. 어쨌거나 내 입장에서는 비엣남어가 어려워. 그리고 그건 인도(Ấn Độ)에서 온 아시스도 중국(Trung Quốc)에서 온 지앙도 마찬가질 거야. 그런데 있잖아, 어쩐지 내가 더 어려워 하는 것 같아. 사실 솔직히 얘기하자면 난 오늘 씁쓸했어. 예습과 복습을 안했으니 당연한 거지만-복습이라도 할 걸-많이 어렵게 느껴졌거든. 치 선생님은 잘 가르치셨어. 다시 한 번 얘가하자면 복습을 안 한 내가 문제야, 에공공.
  어쨌거나. 수업을 잘 마치고 교실에 잠시 앉았다가 건물 밖에 나가니 핑퐁 소리가 들렸어. 한 명은 비엣남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한국 사람인가 싶기도 했어. 마음이 싱숭생숭 하기도 하고 그래서 잠시 그들의 탁구를 구경했어. 스핀도 넣고 하면서 잘 하더라. 그런데 중간에 한 사람이 자리를 뜨면서 나더러 하라는 거야. 망설임 1도 없이 신짜오를 말하고 가방을 내려놓고 외투를 벗었어. 빨갛고 둥근 탁구채, 오랜만이었어. 퐁퐁, 핑퐁 하면서 잘 할 줄 알았는데 5년 만에 하는 탁구는 쉽지 않았어. 원래 잘 하지도 못했지만 말이야. 그래도 그 친구들이 배려해줘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어. 나와 같은 팀인 친구는 비엣남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일본인이었어. 처음에 내게 라켓을 빌려준 친구가 비엣남 사람이었나봐. 서로 국적을 물어보는데 나를 제외한 셋은 모두 일본인이었어. 귀여운 여자애도 한 명 있었는데 그 여자애 이름은 나오코야. 그리고 남자 두 명은 끼에와 커터라고 했는데 남자애들 이름은 왜 귀에 익지 않은지 모르겠어. 아무래도 내가 잘못 들은 것 같아. 점수 없이 게임을 시작해서 누가 이기고 지고 하지 않았어. 게임도 자연스럽게 끝났지, 내가 좀 피곤한 구석을 보이니까 그 친구들이 이제 가야겠다고 했어. 서로 인사말을 나눴지, 사요나라, 또봐요라고. 그리고 굿 바이.
  호텔로 돌아오는 길은 다른 길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첫 길을 선택했지. 그래서 70년대라는 카페에 들어가서 블루베리 스무디 한 잔을 마셨어. 4만 5천 동이었는데 괜찮았어. 엠 이에(여기요)를 외치며 종업원을 보고 비엣남에 미인이 많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사람이나 물건이나 생명이 있거나 없거나 예쁜 무언가를 보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야, 그렇지 않아? 어쨌거나,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한국 시간으로 벌써 네 시 반이 넘었어. 그래서 그런데 다음에 계속 얘기할게.

  (계속)

171204. V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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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SHiiN 2017/11/30 04:45 # 답글

    JTBC 엔딩곡 ROCKET MAN을 이야기할 것. 오픈 뉴스에서 김정은의 화성15호를 떠올리며 얼마나 웃겼는지. 담배인삼공사에 철학과 출신이 있다는 전남대 철학과 선생님들의 말처럼 내 생각엔 JTBC 뉴스룸엔 디오게네스를 닮은 개그맨이 있는 것 같아.
  • SHiiN 2018/01/20 12:27 # 답글

    사실 엠이에가 아니라 엠어이였어. 내 비엣남어 실력은 너무 천천히 느는 것 같아 걱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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