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안산 첫눈/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된다(2012-12-05) [무늬] ⇒ 2009년 이후

2012년 안산에 첫눈이 내렸다. 준혁이 과외 가는 길, 우산을 써야했다. 거리 위 자동차들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거리도 건물도 교회도 나무도 모두 하얗게 뒤덮여 세상이 고요해진 느낌이었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도서관에 들러 읽은 책을 반납하고 새 책을 대여하고, 여전히 세상은 고요한 것만 같았다.  빨리 집으로 돌아오려다 엉뚱한 버스를 타고 말았다. 10 분이면 될 시간인데, 1 시간 넘도록 헤맸다. 버스 안에서 윤정이 보낸 카톡을 보았다. 유럽 여행 중이라는 윤정은 오스트리아도 많은 눈이 쌓였다고 했다.

대선 후보 토론회(번호순으로 박근혜, 문재인, 이정희) 다음날인 오늘, 인터넷 세상은 시끄럽고 오프라인 현실은 너무나 조용하다. 2012년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통이 모두 눈에 덮인 세상처럼 덮인 것 같아 불편하다.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사람들은 오는 12월 19일 어떤 선택을 할까. 우리의 선택은 어떤 기준, 어떤 근거, 어떤 희망을 가져야 할까. 네거티브가 난무하고 제대로 된 질문과 대답을 하지 못하는 대통령 후보 티비 토론회를 보며 답답함과 먹먹함이 생겼다. 그들 모두 불혹이 넘은 사람들이다.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한 나이 만 40세, 사십이 넘는 나이가 주는 무게와 지혜가 무색했다. 똑똑하다고 인격이 훌륭한 건 아니다. 인격과 지능은 비례한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21세기 대한민국에 살면서 "역사에 대한 이해, 경제에 대한 이해,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는 민주사회의 시민으로서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실망스러운 후보가 카메라 앞에 있었다. 이해와 발언, 실천은 정치인으로서 함께 가져야 할 것들이다. 교육과 폭넓은 독서의 중요성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 국민으로 하여금 네거티브가 아닌 정책을 중심으로 제대로 된 질문, 제대로 된 대답을 할 수 있는 기본을 가진 사고(思考)를 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 수 있는 사람들이 토론회에 나왔다는 확신을 주는 정치는 언제쯤 가능할까. 그 판단을 할 수 있는 국민 교육은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을까. 생활 속에서 우리는 언제쯤 눈치를 보지 않고, 특별한 용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 당연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까. 민주시민으로서 당연하게 행사하고 요구해야 할 권리와 의무를 내재화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은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초등교육에서 중고등 교육까지, 우리 교육에서 과연 민주주의 교육은 제대로 실현되고 있는지 궁금한 2012년 12월 5일이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또 무엇을 하고 있는가. 부끄럽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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