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事)에 의미 부여하기 [무늬] ⇒ 2009년 이후



 얼마 전 장례식장에서 친구의 부인이 말하길 자신의 남편은 현실보다 이상을 좇는 것 같다며 그 모습이 나와 비슷하다고 했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난 내가 하는 일이 재미있으면 좋겠다. 그건 친구도 마찬가지일 것이며 누구나 그렇게 살고 싶을 거다. 그런데, 정작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과 재미(놀이)를 따로 생각하고 생활하는 반면에 난 일과 놀이를 함께 생각하고 생활한다는 부분에서 차이가 있을 거다.

   일=놀이            /                일≠놀이

 어떤 의미에서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일과 놀이를 따로 구분하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의 모든 과정이 재미있는 건 아니다. 2011년 들어 요즘 내가 하는 일은 기약없이 기다릴 때도 있으며, 생소한 부분이 많아 실수도 많기 때문이다. 처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내가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 내가 하는 일이 정말 필요한 일인지 다른 누구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 납득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난 지금 오산에서 민관 공동으로 만들어진 <오산천 살리기 지역협의회>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지금은 단체의 정체성 뿐만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의 정체성까지 만들어가는 시기다. 난 바탕을 만들어간다는 의미를 부여하며 일하고 있다. 수집되지 않고 흩어지고 잊혀진 정보를 한 데 모으고, 불안한 미래가 아닌 예측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현재의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나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 (특히)오산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 건 4월 말. 이제 막 네 달이 지나 5개월째에 접어들고 있다. 오산은 작은 동네다. 작은 마을인 만큼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작은 만큼 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많고 또 반대로 변화하지 않는 곳이 바로 오산이다(객관적인 건 아니다. 순순히 내 주관에 따른 판단이다.). 오산에서 일한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왜 악의적인 소문들이-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는 소리까지 들었다.-퍼지는지, 때때로 그런 소리를 들으면 힘이 쭉 빠진다. 열심히 일한 댓가가 결국 이런 건가, 싶을 때가 많다. 특히 근래엔 너무 무리한 탓인지 건강이 나빠져 죽을 지경이다.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말하는 것 자체가 힘든 시기다.
 하지만 여기에서 멈추면 안 된다. 단체의 목적(오산천 살리기)을 달성하기 위해서도 그렇고,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사업을 올바르게 수행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난 내가 하는 일이 보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 이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결국엔 함께 살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만들기 위한 일이라는 것. 그리고 함께 그 과정을 같이 하고 열매를 맺는 일.
 그런데 때론 내 그릇이 너무 작은 것 같아 나 자신에게 화가 날 때가 있다. 하지만 내 실수가 있다면 반성하고 깨끗하게 빨리 인정하고 다음으로 나가는 것 또한 지혜다. 어찌 쓰다보니 넋두리다. 아무튼, 재미있게 일하고 싶다. 이 일이 나 혼자가 아닌 함께 즐거운 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덧글

  • js 2011/09/25 23:15 # 삭제 답글

    김 작가님,

    건강부터 챙기시고 생각한대로 꾸준하게 밀고 나가시길..^^
  • 김태우 2011/09/30 08:53 #

    알겠소. 정말이지 건강에 신경을 쓰고 있는 요즘이오. 낡고 바스러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그대도 잘 챙기구려. 하 수상한 바람이 불고 있소. 날아가지 않게 조심하시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