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을유문화사, 2006)(20090623) [읽다] 길을 읽다


이기적 유전자(30주년 기념판)  
리처드 도킨스 | 홍영남 | 을유문화사 | 2006.11.25




우리의 뇌는 우리의 이기적 유전자에 대항해서 배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는 정도까지 진화했다.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피임 도구를 사용할 때 분명히 사실로 드러난다. p. 19.


전문 문헌에만 나타나 있는 관념들을 누구나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기술이다. 여기에는 통찰력 있는 언어 구사와 적절한 은유를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참신한 언어와 은유들을 끝가지 파고든다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고 앞서 주장한 것처럼 새로운 시각이야말로 학 분야에 독창적인 공헌을 할 수 있다. p. 23.


어떤 종이 다른 종보다 우월하다는 객관적인 근거는 아무것도 없다. p. 27.(로버트 L. 트라이버스)


다윈주의의 사회이론은 우리가 맺고 있는 여러 가지 사회관계 속의 대칭성과 논리를 편견 없이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며, 우리가 이 관계를 보다 충분히 이해하면 우리의 정치적 상황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고, 심리과학과 정신의학에 대한 지적인 기반도 마련해줄 것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가 겪는 수많은 고통의 뿌리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p. 29.(로버트 L. 트라이버스)


우리가 용어를 정의하는 데 있어 우리의 목적에 따라 우리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정의하면 그뿐이다. 다만 정의는 분명히 오해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 p. 83.


개체는 안정된 것이 아니다. 정처 없이 떠도는 존재다. 염색체 또한 트럼프 놀이의 카드처럼 즉시 섞이고 곧바로 잊어버리게 된다. 그러나 섞인 카드 자체는 살아남는다. 바로 이 카드가 유전자다. 유전자는 교차(crossing over)에 의해 파괴되지 않고 단지 파트너를 바꾸어 행진을 계속할 따름이다. 물론 유전자들은 계속 행진한다. 그것이 그들의 임무다. 유전자들은 자기 복제자이고 우리는 유전자들의 생존 기계인 것이다. 유전자는 지질학적 시간을 사는 거주자이며, 영원하다. p. 93.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고 싶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그 하나는 어떤 연령, 예컨대 40세 이전에는 번식을 금하는 것이다. 수 백년 후에는 이 연령 한계를 50세로 올리고 이후에도 조금씩 늘려 간다. 이와 같은 방법을 이용하면 인간의 수명은 수백 세까지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누구도 이와 같은 정책을 진지하게 시행하려는 사람은 없겠지만 말이다.
두 번째는 유전자를 '속여서' 자신의 몸을 실제의 연령보다 젊도록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것을 행하려면 나이가 들면서 일어나는 몸 속의 화학적 환경의 변화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이들 변화 가운데 하나는 후기에 작용하는 '치사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젊은 몸의 표면적인 화학 특성을 흉내내는 것으로 후기에 작용하는 유해한 유전자의 '작동'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흥미롭게도 노화의 화학 신호는 그 자체가 유해하지는 않다. pp. 102-3.

초록 진드기와 느릅나무는 유전자를 섞지 않는데 우리는 왜 아이를 만들려면 자기의 유전자와 다른 누군가의 유전자를 섞어 붙여야 하는 귀찮은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이런 방법이 생긴 데에는 기묘한 무엇인가가 있는 듯하다. 단순 명쾌한 무성생식 대신에 성이라는 기묘하고 번거로운 방식을 취하게 된 이유는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성의 장점은 무엇일까? pp. 104-5.

진화는 유전자 풀 속에서 어떤 유전자는 수를 늘리고, 어떤 유전자는 수를 줄이는 과정이다. p. 107.

인간의 뇌는 밈이 살고 있는 컴퓨터다. 아마도 거기서는 시간이 저장 용량보다 중요한 제한 요인이며, 심한 경쟁의 대상일 거다. 인간의 뇌와 그 제어를 받는 몸이 동시에 하나 또는 몇 종류  이상의 일을 해치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 밈이 한 인간의 뇌의 집중력을 독점하고 있다면 '경쟁자'의 밈이 희생되는 것은 틀림없다. 밈은 라디오와 텔레비전의 방송 시간, 광고 게시판의 공간, 신문 기사의 길이, 그리고 도서관의 서가 공간 등과 같은 상품을 대상으로 경쟁하고 있다. p. 343.

맹신이라는 밈은 이성적인 물음을 꺾어 버리는 단순한 무의식적 수단을 행사하여 자기의 영속을 확보하는 것이다.
맹신은 어떤 것도 정당화할 수 있다. 만약 사람이 다른 신을 믿고 있거나 또는 같은 신을 믿는데 의식이 다르다면 다만 그것으로도 맹신은 그에게 사형을 선고할 수 있다. 십자가에 매단다, 화형을 시킨다, 십자군의 검으로 찌른다, 베이루트 노상에서 사살한다, 벨파스트의 술집에서 폭탄을 날린다,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정당화할 수 있다. 맹신이라는 밈들은 각기 독특하고 잔인한 방법을 통해 스스로 번식해 가고 있다. 애국적 맹신이든 정치적 맹신이든 종교적 맹신이든 똑같다. pp. 344-5.

우리가 사후에 남길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 즉 유전자와 밈이다. p. 346.

만일 우리가 세계 문화에 무언가 기여할 수 있다면, 예컨대 좋은 아이디어를 내거나, 음악을 작곡하거나, 점화 플러그를 발명하거나, 시를 쓰거나 하면 그것들은 우리의 유전자가 공통의 유전자 풀 속에 용해되어 버린 후에도 온전히 생존할지도 모른다. 윌리엄스가 지적한 대로 소크라테스의 유전자 중에서 현재 살아남아 있는 것이 과연 하나라도 있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누가 그런 것에 관심을 두고 있을 것인가. 하지만 소크라테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코페르니쿠스 그리고 마르코니 등등의 밈 복합체는 아직도 건재하고 있지 않은가. pp. 346-7.

우리가 비록 어두운 측면으로 눈을 돌려 개개의 인간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존재라고 가정한다고 해도 우리의 의식적인 선견 능력, 즉 상상력을 통해 장래의 일을 모의 실험하는 능력에는 맹목적인 자기 복제자들이 일으키는 최악의 이기적 행동에서 우리를 구출하는 능력이 있을 것이다. 적어도 우리에게는 단순한 눈앞의 이기적 이익보다 오히려 장기적인 이기적 이익을 촉진시킬 정도의 지적 능력은 있다. 우리는 '비둘기파의 공동 행위'에 참가하는 것이 장기적 이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우리는 함께 앉아 그 공동 행위를 실행하는 방법을 논의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우리를 낳아 준 이기적 유전자에 반항하거나 더 필요하다면 우리를 교화시킨 이기적 밈에게도 반항할 힘이 있다. 순수하고 사욕이 없는 이타주의라는 것은 자연계에는 안주할 여지가 없고 세계의 전 역사를 통해 과거에 존재한 예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육성하고 교육하는 방법도 논할 수 있다. 우리는 유전자 기계로서 조립되었지만 밈 기계로서 교화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들의 창조자에게 대항할 힘이 있다. 이 지구에서는 우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이기적인 자기 복제자들의 전제에 반항할 수 있는 것이다. pp. 348-9.

* 이상의 것들에서 "오산천 이야기"와 "벼락 맞은 놈"외 SF나 정치 소설의 아이디어와 배경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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